프롤로그


약학을 전공하고 약리학자가 된지도 어언 30년 가까이 짧지 않는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약과건강’이라는 교양과목과 ‘약리학’이라는 전공과목을 가르치면서 줄곧 마음에 부담을 가지고 있던 것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에 대해 무지할 뿐더러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약리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이들을 교육할 책을 써야한다는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필자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우연히 참관한 회의에서 발표되는 내용을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모임은 ‘Morbidity and Mortality (M&M) conference’라고 부르는데, 이는 미국 대학(종합)병원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동안 발생한 실수들을 동료들과 공개적으로 토의하는 전통적인 모임이다. M&M conference의 목적은 동료 앞에서 자백한 자신의 실수를 경험삼아 치료 기술이나 임상적 판단을 수정 보완함으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함이다. 이 회의는 매주 혹은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며 회의에서 토의된 내용들은 통상적으로 비밀이 보장된다. 이런 양심선언을 통해 의술은 완벽을 향해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의료계의 실상은 어떠한가. 의료사고가 나도 병원은 사실을 은폐하려고만 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의사가 약을 과다처방하거나 처방 오류가 있어도 약사는 이를 지적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니 누이좋고 매부 좋은 격으로 처방전의 이중 점검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과잉 진료나 진단 오류를 목격한 동료의사는 어떤 방법으로든 이를 지적해야 옳은 것이며 과다처방이나 처방 오류를 범한 의사에게는 처방전의 수정을 약사가 권고해야 의약분업이 실효를 거두는 것이다. 의약분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의사, 약사 모두 알고 있으면서 어느 누구도 의약분업의 문제점을 들추거나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약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인데, 의약분업의 본래 취지를 의사와 약사가 망각하고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이런 교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에 필자는 우선적으로 현 의약분업의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제시함으로 보다 함목적적이고 실행가능한 보건의료정책이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장 의약분업에 대한 소고 (小考)

1-1 의약품 분류

1-2 대체조제

1-3 처방전 이중점검

1-4 처방전 공개 및 발행



2장 약을 현명하게 쓰는 법

2-1 복용량이 중요하다

2-2 득과 실을 따져 사용하라

2-3 적게 쓸수록 좋고 가능한 한 복합제를 사용하라

2-4 식후 30분에 대한 오해

2-5 내성과 중독에 관한 오해

2-6 주사제는 응급상황에서만 사용하라

2-7 한약도 건강식품도 안심하지 마라

2-8 플라시보와 노시보 효과

2-9 사물인터넷과 약 정보 사이트를 적극 활용하라



3장 단골의사, 단골약사를 만들어라



4장 미래(약)에 대한 전망

4-1 급격히 늘고 있는 노인 인구에 대한 대처

4-2 개별화된 약

4-3 유전자치료제(Gene Therapeutics)

4-4 세포치료제(Cell Therapeutics)

4-5 삶의 질을 높이는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