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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단 한 번도 머리가 아픈 적이 없다거나, 배가 아픈 적이 없는 사람, 또는 가슴이나 허리가 아파 본 적이 없는 사 람은 인생을 제대로 산 게 아니다. 그 흔하고 흔한 증상 한 번 못 겪어 봤다면 그게 어떻게 사람의 일생이겠는가? 사람은 사는 동안에 여러 차례의 두통과 요통을 다 겪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 흔해 빠진 증상들이 다 병일까? 만약 그 증상들이 모두 다 병이라고 한다 면, 세상 사람은 모두 다 두통이라는 병이나 요통이라는 병을 앓는 환자가 되는 것 아닌가? 과연 그럴까? 사실 두통이나 복통, 또는 요통이나 가슴앓이는 어떻게 보면 인류 공통의 신체경험일 뿐이다. 전통적으로 통증은 그 자체 가 병이 아니라 증상의 하나로 여겨왔다. 그래서 원인이 되는 질병이나 손상을 치료하는 것이 전통적인 통증에 대한 의사들의 태도였 다. 그러나 최근에는 통증 자체를 병으로 다룬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곳이 없는 법이니, 통증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 그러나 아파 죽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아픔 덕분에 먹고 사는 사람도 그 만큼 많아진다. 이미 통증은 엄청난 돈이 있는 큰 시장 - 통증시장(pain market) - 이 되 어가고 있다. 여기에 수많은 의사와 함께 의료산업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통증에 대한 연구도 엄청나게 많아 새로운 주장과 시각 도 있고,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도 많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의학지식의 반감기도 5년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통증에 대 해 그 동안 새로 밝혀진 내용들을 살펴보는 게, 통증을 이해하느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공부삼아 시작했는데, 공부하다 얻은 지식을 혼자서만 갖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빈 수레가 요란하는 속담 그대로 가만있질 못하 고 떠벌리게 되었다. 많은 의학서적들이 매우 딱딱하고 정보가 많아 머리를 무겁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읽기 쉽게 적으려 그림과 시, 그리고 신문을 많이 섞 었지만, 주제가 주제인지라 어쩔 수 없이 딱딱한 부분들이 있으리라 본다. 이 책은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여기저기 널려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전업 작가가 아니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문헌과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정 리하면서 적다보니 시작한지 2년이 되어서야 틀이 잡혔고, 다듬느라 또 수개월을 보냈다. 이미 정보는 독점이 불가능한 시대여서 여기 실린 많은 정보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수집된 자료들이 매우 많다. 정보출처를 되도록 자세히 밝히려고 했으나, 수집 정리되는 과정에 서 잊어버리거나 뒤섞이기도 하여 부득이 빠진 것들도 있다. 통증을 없애려는 무수한 노력이 있지만, 통증은 없애야 할 나쁜 감각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시련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고통을 받는 분 이나 고통을 덜려고 노력하시는분, 모두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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